← 속독 트레이너로 돌아가기

다시 읽기는 언제 이득인가

읽기 가이드 · 가이드 목록 보기

속독 훈련은 "돌아가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맞는 말이지만 절반만 맞습니다. 돌아가지 말아야 할 되돌림이 있고, 돌아가는 편이 훨씬 빠른 되돌림이 있습니다.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훈련이 오히려 이해를 깎습니다.

두 가지 되돌림

습관적 회귀 — 이해가 막히지 않았는데도 눈이 저절로 뒤로 갑니다. 직전 몇 단어로, 자기도 모르게, 수시로. 이건 시간만 씁니다.

의도적 재독 — 뜻이 잡히지 않아 되돌아갑니다. 어디가 막혔는지 알고, 그 지점으로 갑니다. 이건 필요한 동작입니다.

훈련이 줄이려는 것은 앞쪽입니다. 페이싱이 효과적인 이유도 습관적 회귀를 물리적으로 막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페이서를 쓰면 뒤쪽까지 같이 막힌다는 데 있습니다. 모르는 개념이 나왔는데 화면은 계속 흘러갑니다. 거기서부터 읽은 것은 남지 않습니다. 막힌 채로 끝까지 가는 것은 빠른 것이 아니라 안 읽은 것입니다.

구분하는 방법

되돌아가고 싶을 때 왜 돌아가려는지 한 박자 확인해 보세요. 대개 셋 중 하나입니다.

  1. 모르는 말이 나왔다. — 돌아가도 소용없습니다. 그 단어는 앞에도 없었습니다. 계속 읽으면 뒤에서 설명될 때가 많고, 아니면 나중에 찾아보면 됩니다.
  2. 문장 구조가 꼬여서 놓쳤다. — 돌아가세요. 그 문장 하나를 다시 읽는 것이 그 뒤 열 문장을 흐릿하게 읽는 것보다 빠릅니다.
  3. 딴생각을 했다. — 돌아가되, 얼마나 놓쳤는지부터 보세요. 한 문단 넘게 날아갔다면 잠깐 쉬는 편이 낫습니다. 그 상태로는 다시 읽어도 또 놓칩니다.

이 확인 자체가 훈련이 됩니다. 몇 번 하다 보면 "그냥 습관이었네" 하고 알아채는 순간이 늘어납니다.

어려운 글은 두 번에 나눠 읽기

한 번에 끝내려 하면 속도도 이해도 둘 다 잃는 글이 있습니다. 낯선 분야의 논문, 계약서, 처음 보는 기술 문서 같은 것들입니다. 이럴 때는 목적이 다른 두 번으로 나누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한 번 읽는 것보다 이쪽이 대개 빠르고 많이 남습니다. 글 전체를 같은 속도로 읽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두 번 읽을 각오를 하는 글

어떤 글은 한 번에 읽히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아래 특징이 있으면 속도를 올리려 애쓰지 말고 처음부터 두 번으로 계획하세요.

반대로 소설과 수필은 두 번 읽을 계획을 세울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앞의 정의를 뒤에서 참조하는 구조가 아니고, 한 문장을 놓쳐도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글의 성격에 따라 읽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속도를 올리는 것보다 효과가 큽니다.

같은 글을 다시 읽는 것은 어떤가

며칠 뒤 같은 글을 다시 읽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기억을 오래 남기려는 목적이라면, 다시 읽기보다 떠올려 보는 쪽이 대체로 낫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을 덮고 무슨 내용이었는지 말해 보는 것입니다.

다시 읽으면 익숙해서 "안다"는 느낌은 커지는데, 실제로 꺼내 쓸 수 있는지는 별개입니다. 다만 이건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고 읽기 속도와는 다른 주제라, 여기서는 방향만 적어 둡니다.

정리

문단별로 속도 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