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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고치는 사람

속독 훈련용 제작 지문 · 읽기 자료실 목록

단종된 부품을 깎아 만드는 시계 수리공과, 아버지의 손목시계를 고치러 온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사이트의 훈련용 지문입니다.

안내 — 이 글은 속독 훈련용으로 이 사이트에서 제작한 지문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관계가 없습니다.

이 글에 대하여

자료실에 있는 서사 지문 가운데 대화가 가장 많은 글입니다. 짧은 대화가 계속 오가는 구조가 읽기 속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려고 이렇게 썼습니다.

설명문과 번갈아 읽어 보시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대화가 많은 글은 눈이 빨리 지나가는데도 내용은 남는 편이고, 설명문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읽기 데이터

아래 수치는 이 페이지에 실린 본문을 그대로 세어 계산한 값입니다.

글자 수2,288자어절 수573어절
문단 수38개문장 수93개
평균 문장6.2어절가장 긴 문장14어절
대화 비율문단의 47%가 따옴표로 시작합니다
읽기 속도200 WPM300 WPM400 WPM500 WPM
예상 시간 2분 52초 1분 55초 1분 26초 1분 9초

한국어 성인의 평균 읽기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WPM 기준표에서 다뤘습니다.

속독 훈련 관점에서

문단의 절반 가까이가 따옴표로 시작합니다. 한 줄짜리 대화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어절 수에 비해 화면이 빨리 넘어가서, 측정된 WPM이 실제 체감보다 높게 나오기 쉽습니다. 같은 300WPM이라도 설명문보다 훨씬 여유 있게 느껴질 겁니다.

그래서 이 글은 자기 최고 기록을 세우는 용도로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대신 "대화가 많은 글에서 내 속도가 얼마나 뛰는가"를 확인해 보세요. 뛰는 폭이 클수록, 자기 WPM을 말할 때 어떤 글로 쟀는지를 같이 말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평균 문장이 7.6어절로 짧고 고릅니다. RSVP로 읽어도 끊기는 느낌이 적어, 목표 속도를 올려 가며 한계를 찾아보기에 좋습니다.

추천 모드 — 책 읽기, RSVP. 각 모드가 무엇을 훈련하는지는 읽기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로 훈련하기

훈련 화면의 "저장된 글 불러오기"에서 시계를 고치는 사람 (긴 글)을 고르면 됩니다.

본문

골목 끝의 그 가게에는 간판이 없었다. 유리문에 붙은 종이 한 장에 "수리합니다"라고만 적혀 있었고, 무엇을 수리하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들어가 보면 알 수 있었다. 벽 세 면이 전부 시계였다. 뻐꾸기시계, 괘종시계, 손목시계, 회중시계. 어떤 것은 가고 있었고 어떤 것은 멈춰 있었다. 가고 있는 것들도 서로 시각이 달라서, 가게 안에서는 지금이 몇 시인지 알 수 없었다.

주인은 일흔이 넘은 남자였다. 작업대 앞에 앉아 한쪽 눈에 확대경을 끼우고 있었고, 손님이 들어와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하던 것을 마저 끝낸 다음에야 확대경을 벗고 물었다.

"어떤 겁니까."

지훈이 내민 것은 손목시계였다. 가죽줄이 닳아 갈라져 있고, 유리에는 잔 흠집이 가득했다. 삼 년쯤 전부터 하루에 십 분씩 느려지더니, 지난달부터는 아예 멈춰 있었다.

주인은 시계를 받아 뒷면을 열었다. 안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말했다.

"이건 고치는 값이 새로 사는 값보다 비쌉니다."

"압니다."

"그래도 고치시겠다."

"예."

주인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종이에 날짜를 적어 주었다. 이 주 뒤였다.

"왜 이 주나 걸립니까."

"부품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만들고 나서 며칠 돌려 봐야 합니다. 고친 직후에는 다 잘 갑니다. 사흘쯤 지나야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요."

지훈은 그 이 주 동안 몇 번 가게 앞을 지나갔다. 유리문 너머로 주인이 작업대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한번은 저녁 아홉 시가 넘었는데도 불이 켜져 있었다. 무엇을 그렇게 오래 들여다보는지 궁금했지만 들어가지는 않았다.

약속한 날 가게에 갔을 때, 시계는 작업대 위에 놓여 있었다. 가죽줄이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고, 유리의 흠집도 사라져 있었다. 초침이 부드럽게 돌고 있었다.

"뭐가 문제였습니까."

"태엽을 감는 축이 닳았습니다. 오래 쓰면 그렇게 됩니다. 거기가 헐거워지면 감아도 힘이 제대로 전달이 안 돼요. 그래서 조금씩 느려지다가 결국 섭니다."

"바꾸신 겁니까."

"바꿀 부품이 없습니다. 이 모델은 사십 년 전에 단종됐어요. 깎아서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게 됩니까."

주인은 처음으로 희미하게 웃었다.

"안 되면 안 된다고 했겠지요."

그는 작업대 서랍을 열어 작은 놋쇠 조각 하나를 꺼내 보였다. 실패한 것이라고 했다. 처음 깎은 축은 굵기가 머리카락 절반쯤 두꺼웠는데, 그 정도로도 톱니가 걸렸다. 두 번째는 반대로 얇아서 헐거웠다. 세 번째가 맞았다.

"눈으로는 차이가 안 보입니다. 손으로 돌려 보면 압니다."

지훈은 시계를 손에 들었다. 무게가 기억하던 것과 같았다.

"저희 아버지 것이었습니다."

"짐작했습니다."

"어떻게요."

주인은 확대경을 닦으며 말했다.

"새로 사는 게 싼 걸 알면서도 고치겠다는 분들은, 대개 시계를 고치러 오시는 게 아니거든요."

지훈은 돈을 치르고 나왔다. 골목을 빠져나오면서 시계를 손목에 찼다. 줄이 새것이라 뻣뻣했지만 금방 익숙해질 것 같았다.

몇 달 뒤에 다시 그 골목에 갔을 때, 가게는 닫혀 있었다. 유리문에 붙어 있던 종이는 떨어지고 없었고, 안은 비어 있었다. 시계가 걸려 있던 벽에는 못 자국만 줄지어 남아 있었다.

옆 가게 사람에게 물어보니, 주인은 두 달쯤 전에 가게를 접었다고 했다. 눈이 나빠져서 더는 작은 부품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확대경을 두 개씩 겹쳐 써 봤지만 손이 따라 주지 않더라고 했단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지훈은 한참 서 있다가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시계는 가고 있었다. 그 자리에 서서 초침이 한 바퀴 도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고 나서야 발길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아버지가 이 시계를 차고 있던 때를 떠올리려고 했다. 잘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떠오른 것은 아버지가 저녁마다 시계를 풀어 책상 위에 놓던 장면이었다. 태엽을 몇 번 감고, 귀에 대 보고, 그다음에 내려놓았다. 매일 같은 순서였다. 그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이제 지훈도 저녁마다 그렇게 한다. 태엽을 감고, 귀에 대 보고, 책상 위에 놓는다. 소리는 아주 작아서 방이 조용해야만 들린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하루가 끝났다는 느낌이 든다.

가끔은 주인이 말한 축을 생각한다. 머리카락 절반의 차이로 시계가 서기도 하고 가기도 한다는 것.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손으로 돌려 봐야 안다는 것. 세 번을 깎아야 맞는다는 것.

그 축은 지금 손목 안에서 돌고 있다. 지훈은 그것을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것이다. 다만 시계가 가고 있으므로 거기 있다는 것은 안다.

고치는 값이 새로 사는 값보다 비싸다는 말은 맞았다. 하지만 그 값으로 산 것은 시계가 아니었다.

이해도 퀴즈 6문항

본문을 다 읽은 뒤에 풀어 보세요. 모든 문항은 위 본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내용으로만 냈습니다.

  1. 가게 유리문에 붙어 있던 것은?

    1. 가게 이름이 적힌 간판
    2. "수리합니다"라고만 적힌 종이 한 장
    3. 영업 시간 안내
    4. 전화번호
    정답 보기

    1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수리합니다"라고만 적힌 종이 한 장입니다.

  2. 가게 안에서 지금 몇 시인지 알 수 없었던 이유는?

    1. 시계가 전부 멈춰 있어서
    2. 가고 있는 시계들끼리 시각이 서로 달라서
    3. 불이 꺼져 있어서
    4. 시계가 너무 높이 걸려 있어서
    정답 보기

    2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가고 있는 시계들끼리 시각이 서로 달라서입니다.

  3. 시계가 조금씩 느려지다 멈춘 원인은?

    1. 유리가 깨져서
    2. 태엽 감는 축이 닳아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3. 건전지가 다 되어서
    4. 가죽줄이 갈라져서
    정답 보기

    3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태엽 감는 축이 닳아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입니다.

  4. 주인이 부품 문제를 해결한 방법은?

    1. 같은 부품을 구해 교체했다
    2. 단종된 모델이라 깎아서 다시 만들었다
    3. 다른 시계에서 빼내 썼다
    4. 고치지 못하고 돌려보냈다
    정답 보기

    4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단종된 모델이라 깎아서 다시 만들었다입니다.

  5. 주인이 시계가 아버지 것임을 짐작한 근거는?

    1. 시계 뒷면에 이름이 새겨져 있어서
    2. 새로 사는 게 싼 줄 알면서도 고치려는 사람은 대개 그렇기 때문에
    3. 지훈이 먼저 말해서
    4. 모델이 아주 오래된 것이라서
    정답 보기

    5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새로 사는 게 싼 줄 알면서도 고치려는 사람은 대개 그렇기 때문에입니다.

  6. 지훈이 저녁마다 하는 일로 나온 것은?

    1. 시계를 닦는다
    2. 태엽을 감고 귀에 대 본 뒤 책상에 놓는다
    3. 시각을 다시 맞춘다
    4. 시계를 서랍에 넣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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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태엽을 감고 귀에 대 본 뒤 책상에 놓는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