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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의 마지막 겨울

속독 훈련용 제작 지문 · 읽기 자료실 목록

이 사이트의 훈련용으로 만든 서사 지문입니다. 750어절로 300WPM 기준 약 2분 30초 분량입니다.

안내 — 이 글은 속독 훈련용으로 이 사이트에서 제작한 지문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관계가 없습니다.

이 글에 대하여

짧은 글과 중편 사이를 메우려고 만든 길이입니다. 한 번에 끝까지 읽을 수 있으면서도, 속도를 재기에 충분한 분량입니다.

읽기 데이터

아래 수치는 이 페이지에 실린 본문을 그대로 세어 계산한 값입니다.

글자 수2,910자어절 수750어절
문단 수24개문장 수93개
평균 문장8.1어절가장 긴 문장17어절
대화 비율문단의 13%가 따옴표로 시작합니다
읽기 속도200 WPM300 WPM400 WPM500 WPM
예상 시간 3분 45초 2분 30초 1분 53초 1분 30초

한국어 성인의 평균 읽기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WPM 기준표에서 다뤘습니다.

속독 훈련 관점에서

서사문이라 대화가 13%쯤 섞여 있고 평균 문장은 8.1어절입니다. 문장이 고르게 짧아 RSVP나 페이서처럼 일정 속도로 미는 훈련에 무리 없이 따라옵니다. 목표 속도를 한 단계씩 올려 가며 이해도가 어디서 무너지는지 찾아보기 좋습니다.

추천 모드 — RSVP, 포인터 페이서. 각 모드가 무엇을 훈련하는지는 읽기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이 글로 훈련하기

훈련 화면의 "📚 저장된 글 불러오기"에서 등대지기의 마지막 겨울 (긴 글)을 고르면 됩니다.

본문

섬으로 가는 배는 하루에 한 번뿐이었다. 그마저도 파도가 조금만 높아지면 뜨지 않았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일주일 내내 발이 묶이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윤재는 그 배를 타고 섬에 들어왔다. 짐이라고는 옷가지가 든 가방 하나와 책 스무 권이 전부였다.

부두에 마중 나온 사람은 노인 한 명이었다. 등대에서 삼십 년을 일했다는 그는 악수를 청하는 대신 윤재의 가방을 받아 들었다. 무겁지 않다고 사양했지만 노인은 그냥 앞장서 걸었다. 부두에서 등대까지는 걸어서 사십 분이 걸렸고, 그 사십 분 동안 노인은 딱 두 마디를 했다.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는 말과, 저녁은 여섯 시라는 말이었다.

등대는 생각보다 낡아 있었다. 흰 페인트는 바닷바람에 벗겨져 군데군데 회색 시멘트가 드러나 있었고, 계단을 오를 때마다 쇠 난간이 삐걱거렸다. 하지만 꼭대기에 올라 처음 본 풍경은 그 모든 낡음을 잊게 했다. 사방이 바다였다. 수평선이 완벽한 원을 그리며 섬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 원 안에 자신이 서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마음을 가라앉혔다.

첫 달은 배우는 데 다 썼다. 등명기를 점검하는 순서, 습기를 먹은 렌즈를 닦는 방법, 발전기가 멈췄을 때 예비 전원으로 넘기는 절차. 노인은 설명을 길게 하지 않았다. 한 번 보여주고, 다음에는 윤재가 하게 두고, 틀리면 손으로 짚어 주었다. 말이 없는 만큼 손이 정확했다.

"왜 이 일을 하세요?"

십일월의 어느 저녁, 윤재가 물었다. 노인은 국을 뜨던 손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불이 꺼지면 누군가 길을 잃으니까."

그게 전부였다. 윤재는 더 묻지 않았다. 그때는 그 대답이 조금 밋밋하다고 생각했다.

십이월이 되자 바다가 달라졌다. 파도가 등대 아래 바위를 때리는 소리가 밤새 이어졌고, 창문에는 소금기가 하얗게 말라붙었다. 배는 열흘 넘게 오지 않았다. 쌀과 라면은 충분했지만 채소가 떨어졌고, 윤재는 그제야 노인이 가을 내내 무를 말리고 시래기를 엮어 걸어둔 이유를 알았다. 준비라는 것은 그런 식으로 조용히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그 겨울 윤재는 책을 많이 읽었다. 가져온 스무 권을 두 번씩 읽고, 등대 창고에서 찾아낸 낡은 책들도 꺼내 읽었다. 페이지가 눅눅하게 붙어 있어 조심스럽게 떼어내야 하는 책들이었다. 어떤 책에는 앞장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윤재가 모르는 이름이었고, 노인에게 물어보니 오래전에 이 섬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만 했다.

밤 근무는 여섯 시간씩 교대였다. 윤재는 자정부터 새벽 여섯 시까지를 맡았다. 처음에는 그 시간이 견디기 힘들었다. 할 일은 삼십 분에 한 번 계기를 확인하는 것뿐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혼자였다. 라디오는 잡음만 났고, 휴대전화는 신호가 잡히다 말다 했다. 그 침묵 속에서 윤재는 자신이 도시에서 얼마나 많은 소리에 둘러싸여 살았는지 새삼 깨달았다. 소리가 사라지자 생각이 들렸다.

한 달쯤 지나자 그 시간이 조금씩 편해졌다. 윤재는 새벽마다 창가에 앉아 바다를 봤다. 달이 없는 밤이면 등대 불빛이 회전할 때마다 바다 위로 흰 길이 났다가 사라졌다. 그 빛이 닿는 자리마다 파도의 형태가 잠깐 드러났고, 빛이 지나가면 다시 어둠에 잠겼다. 매번 같은 자리를 비추는데도 매번 다른 모양이었다.

이월의 어느 새벽, 무전기가 울렸다. 조업 나갔던 배 한 척이 방향을 잃었다는 연락이었다. 안개가 짙어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윤재는 노인을 깨우러 뛰어 내려갔지만, 노인은 이미 옷을 챙겨 입고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날 새벽 내내 등탑에 있었다. 노인은 등명기의 회전 속도와 광도를 몇 번이나 확인했고, 무전으로 배와 계속 교신했다. 안개 속에서 불빛이 보인다는 말이 들려온 것은 두 시간쯤 뒤였다. 배가 무사히 항구에 닿았다는 연락이 온 것은 날이 밝은 다음이었다.

노인은 그제야 의자에 앉았다. 밤새 서 있었던 탓인지 다리를 주무르는 손이 조금 떨렸다. 윤재는 그 모습을 보면서 십일월에 들었던 대답을 떠올렸다. 불이 꺼지면 누군가 길을 잃으니까. 그 말은 밋밋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것이었다. 삼십 년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봄이 오면서 노인은 섬을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정년이었다. 짐은 많지 않았다. 창고의 낡은 책들을 어떻게 할지 묻자, 노인은 두고 가라고 했다. 다음 사람이 읽을 거라고.

떠나는 날 아침, 부두까지 함께 걸었다. 사십 분 걸리는 그 길을 이번에는 윤재가 가방을 들고 앞장섰다. 노인은 뒤에서 천천히 따라왔고, 중간에 한 번 멈춰 서서 등대 쪽을 돌아봤다. 흰 페인트가 벗겨진 그 낡은 탑이 아침 햇빛에 서 있었다.

"이제 자네 거네."

배가 부두를 떠나고, 점처럼 작아지고, 마침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윤재는 서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혼자였고, 사십 분이 처음보다 짧게 느껴졌다.

그날 밤 윤재는 평소보다 일찍 등탑에 올랐다. 해가 지기 전에 등명기를 켤 필요는 없었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다. 렌즈를 한 번 더 닦고, 계기를 확인하고, 창가에 앉아 어두워지는 바다를 봤다.

정해진 시각이 되자 불이 켜졌다. 빛이 한 바퀴 돌면서 바다 위로 흰 길이 났다. 어딘가에서 누군가 그 빛을 보고 있을 것이다. 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일이었고, 알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불이 켜져 있다는 사실 하나였다.

윤재는 그 자리에 오래 앉아 있었다. 파도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이 이제 이 일을 오래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었다. 다만 노인이 삼십 년 전 어느 밤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는 짐작만 들었다.

창고의 낡은 책 앞장에 적혀 있던 이름을 떠올렸다. 언젠가 다음 사람이 와서 그 책들을 꺼내 읽을 것이다. 그때 거기에는 윤재의 이름도 적혀 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이어지는 일이 세상에는 있었다.

바다는 밤새 어두웠고, 등대는 밤새 밝았다.

이해도 퀴즈 5문항

본문을 다 읽은 뒤에 풀어 보세요. 모든 문항은 위 본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내용으로만 냈습니다.

  1. 윤재가 섬에 들어올 때 가져온 것은?

    1. 옷가지와 책 스무 권
    2. 라디오와 카메라
    3. 악기와 그림 도구
    4. 식량 한 달치
    정답 보기

    1번 문항의 정답은 1번 — 옷가지와 책 스무 권입니다.

  2. 노인이 이 일을 하는 이유로 말한 것은?

    1. 보수가 좋아서
    2. 불이 꺼지면 누군가 길을 잃으니까
    3. 바다를 좋아해서
    4. 달리 할 일이 없어서
    정답 보기

    2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불이 꺼지면 누군가 길을 잃으니까입니다.

  3. 이월 새벽에 벌어진 일은?

    1. 등대에 불이 나갔다
    2. 섬에 손님이 찾아왔다
    3. 조업 나간 배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
    4. 노인이 쓰러졌다
    정답 보기

    3번 문항의 정답은 3번 — 조업 나간 배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입니다.

  4. 노인이 창고의 낡은 책들을 두고 가라고 한 이유는?

    1. 너무 낡아서
    2. 다음 사람이 읽을 것이라서
    3. 가져갈 수 없어서
    4. 이미 다 읽어서
    정답 보기

    4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다음 사람이 읽을 것이라서입니다.

  5. 노인이 섬을 떠나게 된 이유는?

    1. 건강 악화
    2. 정년
    3. 전근
    4. 가족 사정
    정답 보기

    5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정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