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가 왜 아프리카만큼 크게 그려지는지에서 시작해, 지도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리는지 설명하는 글입니다. 이 사이트의 훈련용 지문입니다.
이 글에 대하여
하나의 원리를 여러 사례로 반복해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셋을 동시에 지킬 수 없다"는 명제를 세워 두고, 항해용 투영법·넓이를 지키는 투영법·지하철 노선도·지구본으로 같은 이야기를 네 번 변주합니다.
이런 글은 앞부분의 원리를 붙들면 뒤가 빨라지고, 놓치면 끝까지 헤맵니다. 읽기 속도가 도중에 올라가는 것이 정상인 글입니다.
읽기 데이터
아래 수치는 이 페이지에 실린 본문을 그대로 세어 계산한 값입니다.
| 글자 수 | 2,152자 | 어절 수 | 537어절 |
|---|---|---|---|
| 문단 수 | 14개 | 문장 수 | 65개 |
| 평균 문장 | 8.3어절 | 가장 긴 문장 | 20어절 |
| 대화 비율 | 문단의 0%가 따옴표로 시작합니다 | ||
| 읽기 속도 | 200 WPM | 300 WPM | 400 WPM | 500 WPM |
|---|---|---|---|---|
| 예상 시간 | 2분 41초 | 1분 47초 | 1분 21초 | 1분 4초 |
한국어 성인의 평균 읽기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WPM 기준표에서 다뤘습니다.
속독 훈련 관점에서
대화 없이 평균 8.3어절 문장으로 이어집니다. 문단 14개 가운데 앞의 세 문단이 전체의 전제를 담고 있습니다.
문단 훈련으로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앞 세 문단은 느리게, 그 뒤는 점점 빠르게 나오는 곡선이 잡히면 제대로 읽은 것입니다. 반대로 뒤로 갈수록 느려진다면 앞의 원리를 잡지 못한 채 사례만 따라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자기 속도를 글 종류별로 다르게 잡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기에 좋은 지문입니다. 같은 설명문이라도 소금 이야기(인과)와 이 글(원리+변주)에서 나오는 곡선이 다릅니다.
추천 모드 — 문단 훈련, 청킹 가이드. 각 모드가 무엇을 훈련하는지는 읽기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로 훈련하기훈련 화면의 "저장된 글 불러오기"에서 지도는 왜 실제와 다른가 (긴 글)을 고르면 됩니다.
본문
세계지도를 펼치면 그린란드가 아주 크게 그려져 있다. 아프리카 대륙과 견줄 만한 크기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면적은 아프리카가 그린란드의 열네 배쯤 된다. 지도가 틀린 것일까. 정확히 말하면 틀린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포기한 결과다.
문제의 뿌리는 단순하다. 지구는 둥글고 종이는 평평하다. 공 모양의 표면을 자르거나 늘리지 않고 평면에 펴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귤껍질을 벗겨 책상에 눌러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가운데를 누르면 가장자리가 찢어지고, 찢어지지 않게 하려면 어딘가를 늘려야 한다.
그래서 지도를 만드는 일은 언제나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고르는 일이 된다. 넓이를 정확히 지킬 수도 있고, 모양을 지킬 수도 있고, 방향을 지킬 수도 있다. 셋을 동시에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나를 지키면 나머지가 틀어진다. 이것은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하학적으로 그렇다.
가장 널리 알려진 투영법은 십육 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항해를 위한 지도였다. 이 지도의 장점은 분명하다. 지도 위에 두 점을 잇는 직선을 긋고 그 각도대로 배를 몰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나침반을 든 항해자에게 이보다 편한 지도는 없었다. 각도가 보존되기 때문이다.
대신 넓이를 포기했다. 이 방식은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가로로 늘리고, 모양을 지키기 위해 세로로도 같은 만큼 늘린다. 그 결과 고위도 지역이 크게 부풀어 오른다. 그린란드가 아프리카만 해 보이는 것이 이 때문이다. 극에 가까워질수록 확대율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남극과 북극은 아예 그릴 수가 없다. 지도의 위아래가 잘려 있는 이유다.
이 왜곡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고위도에 몰려 있는 지역들이 실제보다 크게 보이고, 적도 부근 지역들이 작아 보이는 지도가 오랫동안 교실 벽에 걸려 있었다. 지도를 매일 보는 사람의 머릿속에 세계의 크기에 대한 잘못된 감각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넓이를 지키는 다른 투영법을 쓰자는 주장이 이어졌다.
넓이를 지키는 투영법을 쓰면 각 지역의 면적 비율은 정확해진다. 아프리카는 제 크기를 찾고 그린란드는 작아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양이 일그러진다. 대륙이 아래위로 눌린 것처럼 보이고, 익숙한 윤곽이 낯설어진다. 포기한 것이 달라졌을 뿐이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은 지도가 생긴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용도에 따라 다른 지도를 쓴다. 항해와 항법에는 각도를 지키는 지도를, 인구나 자원의 분포를 비교할 때는 넓이를 지키는 지도를 쓴다. 어느 쪽도 진짜 지도가 아니고, 어느 쪽도 가짜가 아니다. 각자 다른 질문에 답하도록 만들어진 도구다.
방향의 문제도 비슷하다. 세계지도에서 북쪽이 위에 있는 것은 자연법칙이 아니다. 우주에는 위아래가 없다. 남쪽을 위로 놓은 지도도 있고, 그렇게 그려도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익숙함을 정확함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 지도가 가르쳐 주는 또 하나의 사실이다.
이 원리를 가장 과감하게 밀고 나간 것이 지하철 노선도다. 노선도 위의 역과 역 사이 간격은 실제 거리와 관계가 없다. 도심의 촘촘한 구간은 넉넉하게 벌려 놓고, 외곽의 먼 구간은 바짝 붙여 놓는다. 선은 대개 수평·수직과 사십오도로만 꺾인다. 실제 선로는 그렇게 생기지 않았다.
거리와 모양을 그렇게까지 버린 이유는 분명하다. 노선도를 보는 사람이 알고 싶은 것은 두 가지뿐이기 때문이다. 어느 선을 타야 하는가, 어디서 갈아타는가. 이 두 가지에만 답하기로 하면 나머지는 전부 버려도 된다. 그래서 노선도는 지도라기보다 연결 관계를 그린 그림에 가깝다.
문제는 이 그림을 거리 감각으로 읽을 때 생긴다. 노선도에서 가까워 보이는 두 역이 걸어서 갈 만한 거리라고 짐작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은 흔하다. 도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도구가 답하지 않기로 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가장 왜곡이 적은 것은 지구본이다. 지구본은 자르지도 늘리지도 않으므로 넓이와 모양과 방향을 모두 지킨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개 평면 지도를 쓴다. 접을 수 있고, 벽에 붙일 수 있고, 한눈에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대신 불편한 것과, 부정확한 대신 편리한 것 사이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뒤쪽을 고른다.
지도를 볼 때 기억해 둘 것은 하나다. 눈앞의 지도는 세계가 아니라 세계에 대한 하나의 선택이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렸는지 알고 보면, 같은 지도가 전혀 다르게 읽힌다.
이해도 퀴즈 6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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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왜곡이 생기는 근본 원인은?
- 측량 기술이 부족해서
- 둥근 표면을 자르거나 늘리지 않고 평면에 펼 수 없어서
- 종이 크기가 작아서
- 지구가 완전한 구가 아니어서
정답 보기
1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둥근 표면을 자르거나 늘리지 않고 평면에 펼 수 없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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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제작에서 동시에 지킬 수 없다고 한 세 가지는?
- 넓이·모양·방향
- 색·축척·기호
- 높이·깊이·거리
- 위도·경도·시간
정답 보기
2번 문항의 정답은 1번 — 넓이·모양·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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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육 세기 투영법이 항해에 유용했던 이유는?
- 넓이가 정확해서
- 지도 위 직선의 각도대로 배를 몰면 목적지에 도착해서
- 거리가 정확해서
- 극지방까지 그려져서
정답 보기
3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지도 위 직선의 각도대로 배를 몰면 목적지에 도착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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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투영법에서 남극과 북극을 그릴 수 없는 이유는?
- 관측 자료가 없어서
- 극에 가까워질수록 확대율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 얼음으로 덮여 있어서
- 국경이 없어서
정답 보기
4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극에 가까워질수록 확대율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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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이를 지키는 투영법을 쓰면 대신 생기는 문제는?
- 각도가 더 정확해진다
- 모양이 일그러진다
- 색이 달라진다
- 축척이 사라진다
정답 보기
5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모양이 일그러진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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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이 위에 있는 것에 대해 글이 말한 것은?
- 자연법칙이다
- 관습일 뿐이며 익숙함을 정확함으로 착각하기 쉽다
- 지구 자기장 때문이다
- 국제 협약으로 정해졌다
정답 보기
6번 문항의 정답은 2번 — 관습일 뿐이며 익숙함을 정확함으로 착각하기 쉽다입니다.